디스코드: 게임계의 슬랙, 그 이상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포럼에서 서울42가 디스코드를 커뮤니케이션 툴로 쓴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봤다. 한마디로 게임계의 슬랙(+스카이프)인데,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이미 슬랙 매출을 넘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좋은 음질을 무료로 지원하는 메신저로 인기를 끌었고, 트위치의 유명 스트리머나 게임 클랜들을 통해 많은 게이머가 유입됐다.
서비스 전반에 스며든 게임스러움
무엇보다 메신저 툴임에도 서비스 전반에 게임적 요소가 녹아 있다. 슬랙의 워크스페이스에 해당하는 것을 '서버'로, 하위 채팅 그룹을 '채널'로 부른다. 개인용 정액제 서비스인 '니트로'의 혜택도 상당히 게임스럽다. 이모티콘 추가, 프로필 꾸미기, 영상·음질 향상 같은 기능들이 유료로 판매된다는 것은, 이용자들에게 이 서비스가 게임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게임 세계의 일부로 여겨진다는 뜻이다.
'부스트'라는 아이템은 특히 흥미롭다. 이 아이템을 구매하는 유저가 많아지면 해당 서버의 모든 유저가 혜택을 받는다. 현실 세계에서 생각하면 누가 살까 싶지만,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게임 속 커뮤니티, 그 자기희생적 유대
중학생 때 신영웅문이라는 게임에 빠져 살았던 적이 있다. 당시로 따져도 허접한 그래픽에 막장 게임 운영이었지만, 그 수많은 유저가 떠나지 못한 이유는 문파, 가족, 사제 관계 기반의 커뮤니티였다. 사부는 제자를 위해 무기를 만들고 음식을 사서 날랐고, 제자들은 사부와 사형에게 예의를 갖췄다. 다른 문파로 옮기는 일은 금기시됐다.
이건 분명 게임 속에서 강자가 되기 위한 수단적 의미를 넘어선 무언가였다. 현실에서도 보기 힘든 이러한 자기희생적 커뮤니티가 어떻게 게임 속에서 형성되는 걸까. 이러한 커뮤니티가 게임이 아닌 메신저에서도 형성될 수 있다면, 학습 커뮤니티에도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