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톡방이라는 관찰 공간
아파트 단톡방에 들어가 있다. 관련 공지를 얻을 수 있는 창구이면서 동시에 집단이기주의와 님비현상을 가장 명확히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 아파트의 품격이나 수준을 조금이라도 떨어뜨리는 행위에 대해 여지없는 고발과 판정이 이뤄진다. 다른 데 돈 쓰는 건 반대하지만 외부인을 막는 바리케이드 설치와 CCTV에는 환영한다. 아파트가 생기기 전부터 있었던 뒷산 등산로는 당연히 막아야 한다. 상가가 안 들어올 때는 집값 걱정을 하더니, 들어온 상가가 물품 정리를 위해 앞에 짐을 쌓아놓으니 미관에 안 좋다고 또 뭐라 한다. 택배는 시키지만 택배 트럭이 보이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오늘은 다른 카톡방에서 아파트 단톡방을 비방하는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사유로, 아파트 단체방에서 해당인을 찾아내 강퇴한 사건도 생겼다.
모든 것은 집값으로 통한다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하나의 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이 정도의 합치가 이뤄질 수 있는 건, 모든 것이 우리 아파트 집값이라는 하나의 가치로 연결되기 때문이리라.
물론 이런 공간에서는 극단적인 사람들의 의견이 더 드러나고, 간간이 반대 의견도 보인다. 나도 세입자에 불과하기에 이런 눈으로 보는 걸 수 있고, 자기 재산 지키겠다는데 당연한 건가 싶기도 하다.
그냥 좀 씁쓸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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