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엄마한테 물어보는 꼴
교육부가 개학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하겠다고 한다.
다수결을 적용해야 할 곳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 학교 개학 여부는 여론이 아닌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정부가 결정하고 이끌어나가야 할 영역이다. 법대 보내서 판사 시켜놨더니 판결하기 전에 엄마한테 물어보는 꼴이다.
정부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개학할 자신도 없고 안 할 자신도 없으니 여론조사에 기대어 비난을 면하려는 것일 것이다. 최악인 것은, 정부가 감수해야 할 비난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행위라는 점이다. 코로나 대응으로 최근 보기 드물게 하나가 됐던 국민들을 자녀 문제로 다시 분열시킬 수 있다.
쉽지 않은 문제인 것은 맞다. 학사 일정, 수업 방법, 평가 방법을 정하는 것도 어렵고, 대입에도 영향을 미치고, 가정 상황에 따른 교육 편차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니 더더욱 전문가들이 결정해야 한다.
이것이 좋게 보면 국민 의견을 청취하는 것 같지만, 실은 국민에 대한 무시가 깔려 있다. 국민이 실제적으로 정부가 얼마나 잘했나를 지켜본다고 생각하기보다, 그냥 불편하면 무작정 비난하는 존재라고 보는 시각에서 나온 결정이다.
국민들도 이미 잘 알고 있다. 어려운 문제임을. 이미 모두 동참하고 있으니 믿고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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