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결국 서울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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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19-10-12

사람은 결국 서울로 몰린다

서울 밖에서는 당연한 기회들이 희귀해지지만, 균형 발전은 국가 차원에서 오히려 불가능에 가깝다. 기업 유치도 스타트업 육성도 답이 아닌 상황에서 거점 집중 투자만이 현실적 대안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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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서울에서 살아야 해. 2년 전만 해도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말이었는데, 요즘은 정말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서울 밖에서는 희귀한 기회들

한 주에도 수십 개씩 열리는 각종 컨퍼런스, 소규모 스터디나 독서 모임들. 그리고 여기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 서울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마치 동네 헬스장 같은 이 기회들이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많은 돈을 들여도 얻기 힘든 희귀한 기회가 되어버린다.

균형 발전이라는 딜레마

그래서 지방 균형 발전을 해야 하는가. 이것을 형평성이 아닌 국가 차원의 문제로 본다면, 안타깝게도 '그러면 안 된다'가 답일 것이다. '그래도 안 된다'가 더 정확한 표현이려나.

마스다 보고서가 나왔던 시기 일본의 출산율은 1.35였다. 이 출산율이 지속될 시 2040년경 지자체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우리는 2018년 기준 0.98이다. 이미 전남, 경남은 말할 것도 없고 부산이나 광주의 일부 지역조차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단위 면적당 인구가 적을수록 필수 인프라 유지 비용은 급격히 증가한다. 돈이 지금보다 더 투입되어도 지방 개개인이 느끼는 삶의 질은 현상 유지조차 벅찰 것이고, 인구 감소로 이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진다. 그러다 보면 그나마 남아 있던 사람들까지 서울로 몰리면서 오히려 서울은 지금보다 더 복잡해진다. 불균형은 더 심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평등하게 각 지자체별로 잘라서 돈을 나눠주는 것은 서울 빼고 다 같이 죽자는 얘기처럼 들린다.

기업 유치도, 스타트업 육성도 답이 아니다

이 기사에서는 지방에 기업을 유치하는 것을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이것 또한 가능한 일일까. 국내 굴지의 대기업조차 위치가 경기도에만 있어도 사람 뽑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판이다.

스타트업 유치는 더 안 되는 일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10억 원 이상 투자를 받은 전국 스타트업 중 90% 이상이 수도권에, 80% 이상이 서울에, 절반 정도가 강남구/서초구에, 3분의 1 정도가 테헤란로 인근에 위치하고 있었다.

스타트업이 돈이 많아서 그 비싼 땅에 몰려있을까. 아니다. 높은 건물세를 내고서라도 인재를 끌고 와야만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재들이 비싼 돈을 지불하며 서울에 사는 것도, 다른 인재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다.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

균형 발전이란 명목으로 지방 기초자치단체별로 나눠주던 돈을, 광역자치단체 수준으로 묶어 도시별 거점 지역에만 집중 투자하는 것일 텐데, 지자체별로 정치적인 표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 가능한 일인가 싶다.

참 답이 안 나오는 문제이다. 뜬금없지만 페이스북 호라이즌 같은 VR과 배달의민족이 유일한 희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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