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서류심사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지원자가 현직 서울대 교수라 고심 끝에 탈락 처리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배우려는 교수의 신선함
우리가 교수라고 부르는 사람들, 특히 '서울대' 교수로 불리는 사람들이 가진 권위의식을 생각하면, 동료 교수에게 무엇을 배우려고 시도했다는 점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조금 지나면 교수라는 직업에도 보수교육이 일반화되지 않을까. 전문성이 있으니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명목으로, 무엇보다 교수를 가르칠 사람을 구하기 어려우니 교수법을 제외하고는 교수를 교육한다는 것이 상상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AI처럼 모든 학문에 영향을 미칠 기술에 대해서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배워야 하지 않겠나. 의료계는 이미 전공 영역에 대해 수많은 보수교육을 받고 있고, 그래서 최소한 실력에서만큼은 어디 내놔도 뒤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인문사회계의 방법론 문제
지원한 교수의 원 소속이 인문사회계열이란 점이 눈에 띈다. 짧게나마 국내 인문사회계에서 공부했던 경험으로는, 최신이라 불리는 연구 방법론이 알고 보면 다른 학계에서 이미 철지난 경우가 있다.
학계마다 연구 주제와 관점이 다르니 방법론이 다르게 발전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타 학계의 석사생이나 학부생이 쓰는 수준의 방법론을 표면적으로만 가져와 논문을 쓰는 사람들이 있고, 이를 심사할 사람도 없다 보니 걸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번 게재된 논문은 인용에 인용을 거듭해 정설로 자리 잡는다.
이제 인문사회계 쪽에서 ML 방법론을 적용한 논문들이 나오기 시작할 시기인 것 같다. 조금은 자존심을 버리고 학계 간 장벽을 허문다면 한국 학계가 더 건실하게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