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중립적인 도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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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 Society·2025-03-13

AI는 중립적인 도구가 아니다

AI는 중립적인 도구가 아니다. 사고를 외주화하도록 유도하는 인류 역사상 첫 지성체이며, 교육 현장에서의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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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중립적인 도구일 뿐, 이를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달렸다.' 살만 칸을 포함해 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도구는 중립적이지 않은 인간이 사용한다

이미 위 표현은 문제를 담고 있다. 도구는 중립적이지 않은 '인간'에 의해 사용된다. 어떤 도구냐에 따라 우리 속에 내재된 생물학적 편향과 사회문화적 경향성을 끄집어내거나 증폭시키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도, 잠재우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러한 주장은 무책임한 얘기처럼 들린다.

우리는 지식을 찾고 선택하고 종합하고 습득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자연스럽게 확장하고 훈련한다. 이전에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고,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고 종합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인터넷이 나오면서 접근은 간편해졌지만, 검색 결과 중 신뢰할 만한 것을 선택하는 판단의 과정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제 AI는 사고할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전에는 기술적 한계로 어쩔 수 없이 능동적 사고 과정을 요구받았다. 이제는 질문만 있다면 그럴듯한 답변을 바로 얻는다. 우리는 AI에게 사고의 기회를 내주고 사고를 외주화하기 너무 쉽다.

사고를 돕는 AI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칸아카데미의 칸미고가 그런 예다. 학습자가 질문해도 바로 정답을 알려주지 않고, 적절한 힌트와 질문으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도와준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AI가 공존한다는 것이다. 가능한 최소한의 인지적 노력을 들이려는 성향(인지적 구두쇠, Cognitive Miser)을 가진 사람들이, 지금 당장 답을 주지는 않지만 사고 과정에 함께하는 AI를 쓰려고 할까. 대부분은 원하는 답을 바로 내주는 AI를 선택할 것이다.

AI 답변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던 사람일지라도, 검증이 매번 답변이 맞고 내 생각보다 좋은 경우로 끝나는 경험이 반복되면 이 자세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사고를 돕는 AI는 경쟁에서 밀려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다.

AI는 더 은밀하게 침투할 것이다

AI는 개발에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입된 상품이다. 투자를 회수하려면 사용 횟수와 시간을 늘려야 한다. 곧 AI는 개인의 취향과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묻기도 전에 필요한 것을 먼저 알려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교육계의 꿈인 '개인화', '맞춤형' 학습이 개인이 가장 사고하지 않게 만드는 기술이 될 수 있다.

그래서 AI를 교육에 쓰면 안 되는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AI를 쓰지 않으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다. 아이들 삶의 거의 모든 곳에 AI가 스며들어 있을 것이기에 쓰지 않는다는 선택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결론은 비슷하다. AI를 어떻게 사용하게 할지를 교육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그 수준을 넘어, AI가 우리를 잡아먹지 않도록 교육과정부터 모든 제도적, 사회적 차원의 규제와 노력이 너무나 시급하다는 것. AI를 당장의 학습에 어떻게 도움되게 쓸 것인가보다, 잘못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부분을 가르치는 것이 훨씬 더 시급하다는 것.

통제해줄 똑똑한 부모와 교사 밑에서 AI를 제대로 사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 그 사이에 새로운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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